르네상스 vs. 바로크 건축 미술이야기

뵐플린이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을 구별한 것은 비단 회화와 조각에서만이 아니고, 건축도 포함됩니다. 즉 건축에서도 선적인(촉각적) 양식과 회화적(시각적) 양식이 대별된다는 것이죠. 

르네상스 건축의 대표적 사례로는 도나토 브라만테가 설계한 성베드로 성당(1506-1626)이 있습니다. 

Panorama showing the facade of St Peter's at the centre with the arms of Berninis colonnade sweeping out on either side. It is midday and tourists are walking and taking photographs.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열주와 돔, 박공(정문 위의 삼각형 구조), 아치, 아케이드 같은 건축적 요소들이 보입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전 양식에서 가져온 요소들이죠. 어쩌면 유럽 도시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고전주의 양식입니다. (이 성당은 100년 넘게 걸려 지은 것이고, 광장은 바로크 시대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베르니니가 했습니다.) 파리 중심으로 발달했던 중세 고딕양식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솟아오른 첨탑, 매우 복잡한 외부 조각과 버팀목, 그리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래스가 특징인데 반해, 르네상스 건축은 성당이나 궁전은 좀더 절제미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때는 건축에서도 고대 복고주의가 유행이어서 중세보다 실용적이고 인간중심적인 양식을 선호했습니다. 

르네상스 건축이 이태리를 중심으로 부활한 고대의 인본주의 영향을 받았다면, 바로크가 등장하던 시기는 다시 카톨릭 신앙의 영향을 받습니다. 르네상스 시기는 종교개혁이 일어나던 때기도 했는데, 16세기 중반 이후 카톨릭 교회에서도 자체적인 개혁운동을 했었죠. 그것을 카톨릭 종교개혁 또는 반종교개혁(counter-reformation)이라 합니다. 다시 일반 민중들에게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카톨릭 교회는 교회 건축의 내부와 외부를 좀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만들기 시작하죠. (회화와 조각이 더 드라마틱해진 것처럼 말이죠.) 기본적으로 고전주의 건축양식을 따르지만 장식적 요소들을 더 가미하고 운동성을 띠는 방식으로 배치를 합니다. 보로미니의 파동벽면, 와형장식, 타원에 가까운 평면설계 등은 대표적인 바로크 양식의 요소들입니다. 

     

보로미니가 설계한 로마에 있는 San Carlo alle Quattro Fontane 성당(1634-1642)의 파사드 부분입니다. 운동감이 더 느껴지지 않나요? 바로크 초기라 아직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죠? 


니콜라 살비가 1732-62년에 만든 트레비 분수도 바로크 양식이죠. 바로크는 원래 울퉁불퉁하게 못생긴 조개를 일컫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17-8세기 당대의 예술가들은 그들이 고전주의의 계승자라고 여겼지만, 그들의 화려하고 때로는 과장된 양식 때문에 고전주의를 선호하던 비평가들이 폄하하는 의미에서 바로크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죠.  

뵐플린은 선적인/평면적/명료한 양식은 르네상스 건축에서 잘 나타난다고 하면서, 르네상스 건축에도 외부 조각과 내부 장식 같은 장식적 요소들이 있지만, 각각은 독립적이어서, 눈을 감고 그 공간을 거닐어도 느낄 수 있는 잘 짜여진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반면에 바로크 건축의 역동적인 구성에는 회화적인 매력이 더해져서, 그 공간 구성의 겹침과 장식적 요소들이 빛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마치 르네상스의 안정된 구도의 회화를 감상할 때처럼 고전주의 건축도 어느 한 지점(주로 정면)에서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반면, 바로크 회화는 보는 시점에 따라 건축의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요. 

바로크 양식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루이 14세의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후 프랑스 궁정을 중심으로 로코코 양식이 유행하고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양식이 나타나죠. 18세기 말에는 다시 신고전주의가 등장하는데, 이는 로코코 양식의 장식성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고 시민계급 중심의 새로운 민주주의 사회질서에 대한 표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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