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의 <소통의 기술> the Art Scene

덕수궁미술관에서 하는 <소통의 기술>전에 갔었다. 학생들에게는 "가볼만한 전시"라고 해놓고 정작 나는 여태 보질 않았다. 시립미술관에서 도슨트 교육 강의하느라 2달째 시청근처를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다. 오늘이 전시 마지막날. 며칠전 과천현대미술관 인턴교육 갔다가 받아온 초대권도 있고 해서 바람도 쐴 겸 나갔었다. 

마침 도슨트의 설명시간이어서 좇아다니면서 전시를 관람했는데, 난 비교적 평범했던 미디어전시보다도 도슨트의 해설능력에 더 감명받았다. 오늘이 전시 마지막날인걸 감안하면, 그녀가 얼마나 여러번 똑같은 해설을 했을까 짐작해볼 수도 있지만, 전문성과 열정을 함께 갖춘 도슨트의 설명은 여러 사람들에게 "소통의 능력"을 부여해줬다. 


[필리프 파레노 <스피치 버블즈> 2009]

물론 전시내용도 좋았다. 어쩌면 제목이 더 좋았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각자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소통을 도모하는 예술가들의 메시지는 대체로 전달력이 떨어진다. 그들의 소통의 기술은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형편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호기심을 자극하고 비주얼과 오디오로 관객들을 매혹하는 미디어와 설치작품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여러가지 생각과 상상의 여지를 허용한다. 개인적으로는 알바니아 출신 미디어작가 안리 살라의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Long Sorrow>(2005)의 영상화된 섹소폰 연주는 내게 꽤 긴 여운을 남겼다. 

우리의 도슨트는 효과적이진 않지만 역설적인 예술적 소통의 힘에 대해 언급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곳의 관람객들에게 소통의 진정한 매개체가 되어준 것은 아리스트(!)의 작품보다는 훌륭한 도슨트인 것 같았다.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오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에 있었다. 언제부터 국내에서 미술관이 이렇게 대중적인 공간이 되었나? 비교적 최근인 것 같다. 적어도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는 선진국 수준인 것 같다. 

도슨트를 포함한 미술관의 인력수준도 나날이 높아진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하는 시립미술관 도슨트 강좌에는 100명이 넘는 수강생이 꾸준히 출석한다.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 놀랐던 것은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꽤 많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고학력의 어머님과 아버님들이 자녀들을 어느 정도 키우신 이후, 자기계발의 기회를 찾고계신 것 같다. 

처음엔 미술관 전문인력을 위한 강좌인데, 대중 강좌를 원하는 수강생이 많은 것 같아 좀 당황스러웠다. 강의를 좀 더 대중적인 눈높이로 맞춰가면서, 난 지금 이 시민강좌를 매우 즐겁게 하고 있다. 문화와 지식에 대한 갈증을 갖고 오신 어르신들은 대학생들보다 훨씬 호응이 좋다. (내 생각엔) 별것도 아닌 설명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감탄사. "아하~!" "우와~!" 그러면 난 또 흥이 나서 다른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고...^^

이제 다음주면 도슨트 강좌도 마지막이다. 내 수강생 중에서 오늘 덕수궁에서 만난 분처럼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가득찬" 도슨트들이 마~~니 나왔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ㅎㅎ

덧글

  • 아우라 2013/01/08 10:37 # 삭제 답글

    저도 그 분위기 알지요~ ㅎ ㅎ 비록 선생님 강좌가 아닌 다른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지만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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